버리는 또 AI 버블을 말한다. 이번엔 ‘가격’이 아니라 ‘대차대조표’다
마이클 버리는 AI 버블을 여러 번 경고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또 시작이네” 하고 넘기기 쉽다. 그런데 2026년 10월의 경고는 조금 다르다. 비싼 주가보다 더 중요한 문제, AI 투자가 현금흐름을 넘어 부채와 장기 약정, 사모신용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실제 데이터에 잡히기 시작했다.

20초 핵심
버리는 늘 비관적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무엇이 새로워졌나’만 봐야 한다
마이클 버리가 시장 과열을 경고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본인도 지난 5월 “boy who cried wolf”, 늑대가 온다고 여러 번 외친 소년처럼 취급받는다고 썼다. 버리의 이름만으로 이번 경고에 특별한 무게를 줄 이유는 없다.
대신 그의 주장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핵심은 여기다. 버리의 AI 버블론이 “주가가 비싸다”는 밸류에이션 논쟁에서 “누가 누구의 투자를 돈 대주고, 그 비용이 언제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에 나타나는가”라는 자본 구조 분석으로 이동했다.
2026년 10월이 특별한 이유 ① 순환금융이 더 이상 ‘버리의 주장’만은 아니다
10월 1일 BIS가 흥미로운 숫자를 내놨다.
이 숫자가 “가짜 매출”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전략적 투자를 통해 공급을 확보하는 건 반도체와 클라우드 산업에서 자연스러운 행동이기도 하다.
문제는 가격 발견이 흐려진다는 데 있다. 엔비디아가 어떤 AI 클라우드 업체에 투자하고, 그 업체가 그 자금과 외부 차입으로 엔비디아 GPU를 사고, 다시 장기 클라우드 계약을 맺는다면 거래 자체는 모두 진짜다. 하지만 최종 고객이 지불한 돈과 생태계 내부에서 재순환한 돈을 같은 성장률로 읽으면 위험하다.
버리가 수개월간 주장하던 ‘closed loop’가 10월 들어 BIS의 대규모 거래 데이터에서도 관찰되기 시작했다는 점. 이번 경고에서 가장 새로워진 대목이다.
2026년 10월이 특별한 이유 ② 위험의 위치가 주식에서 신용시장으로 이동 중이다
초기 AI 붐은 빅테크의 막대한 현금흐름으로 상당 부분 감당됐다. 이제 투자 규모가 그 현금흐름보다 빨리 커지고 있다.
BIS는 9월 연설에서 대형 AI 기업의 자본지출이 현금흐름을 앞서면서 부채와 사모신용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최근 채권시장에서도 하이퍼스케일러와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자금조달이 세계 회사채 시장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변화가 중요하다. 주식으로 조달한 돈은 주가가 떨어져도 만기가 오지 않는다. 부채는 다르다. 이자 비용이 있고, 차환해야 하고, 담보 가치와 약정 조건이 있다.
AI 버블론의 질문이 “주가가 너무 올랐나?”에서 “이 투자 사이클의 만기는 언제 오나?”로 바뀌고 있다.
버리가 8월 자신의 기본 시나리오를 2028년으로 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곧 폭락한다”는 단기 예언이라기보다, 지금 체결되는 장기 계약과 부채가 몇 년 뒤 실제 수익성 시험을 받는다는 주장에 가깝다.
그런데 버리에게 불편한 숫자도 있다
버블론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결국 최종 수요가 기대에 못 미쳐야 한다. 아직 이 조건은 확인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26 회계연도 4분기 Azure 매출은 전년 대비 43% 늘었다. Microsoft Cloud 연매출은 2,144억달러에 달했고, 상업 계약잔액은 6,780억달러였다. 회사는 OpenAI를 제외해도 계약잔액이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클라우드 매출의 약 90%가 프런티어 모델 기업 밖에서 나온다고도 설명했다.
같은 분기 마이크로소프트는 410억달러의 Capex를 집행했지만 영업현금흐름 554억달러, 잉여현금흐름 196억달러를 냈다. AI 투자 때문에 마진 압박은 나타나고 있지만 “최종 수요가 없다”는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게다가 회사는 2026년 내내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낡은 GPU도 실제 임대 시장에서 계속 쓰이고 있다는 반론이 있다. 버리가 지적하는 빠른 경제적 감가와 “GPU가 몇 년 더 돈을 번다”는 사실은 동시에 성립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지금 AI 시장을 2000년 닷컴 버블과 그대로 겹쳐 놓으면 분석이 거칠어진다. 당시 약한 고리는 돈을 못 버는 통신사였다. 지금 투자 중심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현금을 버는 기업들이 있다.
그래서 2026년 10월의 AI 버블론은 이렇게 읽는 편이 낫다
첫째, ‘버블인가 아닌가’를 묻지 않는다. 기술 혁명과 자산 버블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철도도 그랬고 인터넷도 그랬다.
둘째, 엔비디아 매출보다 고객의 현금흐름을 본다. GPU 판매가 계속 늘어도 고객이 그 투자로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하면 다음 주문 사이클이 문제다.
셋째, Capex보다 약정을 본다. 이미 집행한 돈보다 앞으로 의무적으로 써야 할 구매계약, 리스, 보증,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넷째, AI 매출의 ‘질’을 본다. 생태계 내부 회사에서 나온 수요인지, 외부 기업과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한 수요인지 분리해야 한다.
다섯째, 하락 시점을 맞히려 하지 않는다. 시장은 10월 초에도 신고가권이다. Nvidia 역시 버리의 경고와 반대로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버블이 존재한다는 가설과 내일 주가가 떨어진다는 예측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이번 버리의 주장을 이전 경고들과 똑같이 취급하면 중요한 변화를 놓칠 수 있다.
2025년의 AI 버블론은 주로 가격 이야기였다. 2026년 하반기의 AI 버블론은 자본 구조 이야기로 변하고 있다.
아직 ‘붕괴’의 증거는 부족하다. 오히려 클라우드 수요, 계약잔액, GPU 가동률은 강하다. 하지만 투자의 규모가 커지면서 실패했을 때 손실을 흡수해야 할 곳이 빅테크 주주의 현금에서 채권자, 사모신용,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장기 리스와 보증으로 넓어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 투자자가 해야 할 일은 AI에서 도망가는 것도, “수요가 있으니 문제없다”고 안심하는 것도 아니다.
AI의 기술적 성공 확률과 현재 투자 가격의 안전성, 그리고 자본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을 세 개의 별도 문제로 보는 것.
버리가 또 틀릴 수 있다. 실제로 그는 여러 차례 너무 일찍 비관적이었다. 다만 이번에는 그가 틀려도 남는 질문이 있다. AI가 성공하더라도, 지금 쌓이는 수조달러의 자본 약정까지 모두 좋은 투자가 될 수 있느냐.
2026년 10월의 AI 시장에서 더 어려운 질문은 이제 이쪽이다.
- 확인되는 최근 공개 글에서 그는 8월 순환금융과 부채를 언급하며 기본 시나리오를 2028년으로 제시했다. 특정 날짜의 폭락 예언으로 읽기보다 현재의 투자 약정과 부채가 수익성 검증을 받는 시간축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 아니다. BIS 연구진은 투자 경쟁이 효율적 수준보다 약 50% 과도할 수 있다는 모델 결과와 순환적 금융 관계를 제시했다. 동시에 AI 생산성이 충분히 높게 실현되면 투자 붐이 지속 가능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 아니다. 실제 현금과 실제 제품이 오가는 거래일 수 있다. 문제는 투자자가 제공한 자금이 다시 투자자의 매출로 돌아오는 구조에서 최종 수요의 독립성을 판단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 외부 기업 고객의 AI 지출이 계속 확대되고, 하이퍼스케일러의 FCF가 Capex 증가를 따라잡으며, 부채 의존도가 낮아지는 경우다. 그러면 현재의 과잉투자가 예상보다 빠른 생산성 향상으로 흡수되고 있다는 뜻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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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타임스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