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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디플레이션 기술인데 왜 지금 물가를 올리고 있을까

AI는 사람의 일을 싸게 만드는 기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 AI를 만들기 위해 전기와 구리와 데이터센터를 먼저 비싸게 사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20초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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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여 물가를 낮출 수 있지만, 지금은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전기·변압기·가스터빈·구리·건설인력을 한꺼번에 사들이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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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AI의 물가 효과는 한 방향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초기에는 ‘구축 인플레이션’, 보급 이후에는 ‘생산성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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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에게 가장 흥미로운 역설은 이것이다. 강한 AI CAPEX는 Nvidia 같은 기업의 EPS에는 좋지만, 그 CAPEX가 금리를 밀어 올리면 PER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CPI보다 더 오래 남는 질문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4% 올랐다.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3% 상승해 시장 예상 0.2%를 웃돌았다. 이후 금융시장은 9월 15~16일 FOMC에서 25bp 금리인상 가능성을 80%대 중후반까지 반영했고,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장중 4.9915%까지 올라 5%에 바짝 다가섰다.

당장의 원인은 비교적 익숙하다. 중동 분쟁으로 유가가 뛰었고, 8월 휘발유 가격은 한 달 만에 3.9% 상승해 전체 CPI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을 설명했다. 그런데 Reuters 보도에는 장기 AI 투자자라면 놓치기 아까운 문장이 하나 있다. 일부 경제학자는 에너지 충격뿐 아니라 AI 인프라 구축 자체도 물가를 밀어 올릴 수 있다고 본다.

AI는 소프트웨어이지만, AI를 만드는 과정은 놀랄 만큼 물리적이다

우리는 AI를 화면 안의 소프트웨어로 본다. 하지만 대규모 AI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매우 현실적인 물건들이다. GPU와 HBM, 변압기, 송전설비, 냉각장치, 가스터빈, 구리, 토지, 건설인력, 그리고 막대한 전력이다.

문제는 수요가 몇 년 사이 폭발했지만 공급망은 그렇게 빨리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IEA에 따르면 AI 특화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는 2025년 한 해에만 약 50% 증가했다. 전체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도 2025년 약 485TWh에서 2030년 약 950TWh로 거의 두 배가 될 전망이다. IEA는 특히 변압기와 전력전자 같은 전력장비 공급망 병목을 단기 확장의 제약으로 지목한다.

경제학적으로는 단순하다. 제한된 자원에 Microsoft, Amazon, Google, Meta, Oracle 같은 기업이 동시에 달려들면 가격은 오른다. AI가 아직 기업의 생산비를 충분히 낮추기도 전에, AI를 짓기 위한 생산요소 가격이 먼저 오르는 것이다.

1단계는 구축 인플레이션, 2단계는 생산성 디플레이션

AI의 물가 효과를 이해하려면 방향보다 순서를 봐야 한다.

초기에는 AI CAPEX가 전력·장비·원자재·건설 수요를 자극한다. 공급이 느리게 늘어나는 영역에서는 가격이 오른다. 기업이 더 비싼 전력과 장비를 사면 일부 비용은 다른 산업으로 전가될 수 있다. 이것이 ‘구축 인플레이션’이다.

그 다음 단계에서 AI가 실제 업무에 깊게 스며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고객상담 한 건을 처리하는 비용이 낮아지고, 개발자 한 명이 만드는 소프트웨어 양이 늘고, 연구개발 기간이 짧아지며, 물류와 재고 운영이 효율화될 수 있다. 같은 노동과 자본으로 더 많은 산출물을 만들게 되면 단위당 비용은 내려간다. 이것이 우리가 익숙하게 말해온 ‘AI 생산성 디플레이션’이다.

중요한 것은 두 효과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어느 쪽이 더 강한지는 산업과 시점에 따라 다르다. 현재 미국 경제 전체의 물가 상승을 AI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지금의 핵심 인플레이션 충격은 여전히 에너지와 서비스 가격이다. AI 구축은 그 위에 추가되는 하나의 구조적 수요 요인으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Nvidia 투자자에게 생기는 이상한 상황

이 프레임은 AI 주식을 볼 때 특히 유용하다. AI CAPEX가 강하면 Nvidia에는 대체로 좋다. 더 많은 데이터센터와 더 많은 가속기가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매출과 이익 추정치, 즉 EPS에는 플러스 요인이다.

그런데 같은 CAPEX 붐이 전력·원자재·건설 수요를 자극하고, 그것이 물가와 장기금리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하면 밸류에이션에는 반대 효과가 생긴다.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할인할 때 적용하는 금리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AI 붐이 동시에 ‘EPS에는 플러스, PER에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최근처럼 10년물 금리가 5% 부근까지 올라가는 환경에서는 실적이 좋아도 주가가 그만큼 오르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꽤 유용한 프레임이다.

INSIGHT TIMES VIEW

AI가 인플레이션인지 디플레이션인지 하나를 고르는 질문은 너무 단순하다. 더 좋은 질문은 “AI 경제가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가”다.

현재는 생산성 효과가 없는 단계가 아니다. 코딩, 고객지원, 광고, 연구개발 등에서는 이미 비용 절감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거시경제 전체를 움직일 만큼 넓고 강한 생산성 효과가 확산되기 전에, 수천억달러 규모의 물리적 인프라 투자가 먼저 집중되고 있다.

우리는 그래서 당분간 조금 불편한 조합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AI 기업의 매출과 CAPEX는 강한데 장기금리도 높은 상태다. 이것은 모순이라기보다 같은 AI 사이클의 서로 다른 면일 수 있다.

이 판단이 틀릴 가능성도 분명하다. 전력·변압기·가스터빈 공급이 예상보다 빨리 늘거나, AI 생산성이 서비스 가격과 임금 압력을 예상보다 빠르게 낮춘다면 구축 인플레이션의 기간은 짧아질 수 있다. 반대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 가속되는데 공급망 확장이 뒤처진다면 이 구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AI가 미국 CPI를 실제로 크게 올리고 있다는 뜻인가요?
  • 아직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다.
  • 8월 CPI의 직접적인 상승 요인은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이었다.
  • AI는 현재 물가 전체의 주범이라기보다 전력·장비·건설 같은 일부 공급 제약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적 수요 요인으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그렇다면 AI는 결국 디플레이션 기술이라는 주장도 틀린 건가요?
  • 아니다. 생산성이 충분히 확산되면 단위당 노동비용과 서비스 제공 비용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 다만 그 효과가 경제 전체에 퍼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그 전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발생한다는 것이 이번 기사의 핵심이다.
금리가 오르면 Nvidia 같은 AI 주식은 무조건 나쁜가요?
  • 그렇지 않다. 금리 상승과 동시에 이익 전망이 더 빠르게 좋아질 수도 있다.
  • 핵심은 EPS 상승 속도가 할인율 상승을 얼마나 상쇄하느냐다.
  • 그래서 실적 성장률과 장기금리를 함께 봐야 한다.
언제부터 생산성 디플레이션이 더 강해졌다고 판단할 수 있나요?
  • AI 사용이 늘었다는 뉴스보다 실제 단위비용이 내려가는 증거가 중요하다.
  • 기업의 직원당 매출, 개발주기, 고객지원 비용, 물류비, 마진 개선이 여러 산업에서 동시에 확인되면 생산성 효과가 인프라 비용을 넘어서는 단계로 볼 근거가 강해진다.

체크 포인트

하이퍼스케일러 CAPEXMicrosoft·Amazon·Alphabet·Meta의 자본지출 증가율이 계속 높아지면 물리적 자원 수요 압력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센터 전력수요와 전력가격AI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지역에서 전력 가격과 계통 투자비가 얼마나 오르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변압기·가스터빈·전력장비 리드타임납기가 짧아지고 가격이 안정되면 구축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미국 10년물 금리와 실질금리AI 기업의 EPS가 늘어도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면 PER 확장은 제한될 수 있다.
AI 생산성 지표기업당 매출, 직원 1인당 산출, 소프트웨어 개발시간, 고객지원 비용처럼 실제 단위비용이 떨어지는지가 장기 디플레이션 논리의 핵심 증거다.
같은 AI 붐이 이익 추정치는 올리고 밸류에이션은 누르는 구간일 수 있다.

인사이트 타임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