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2막, GPU 다음 돈은 어디로 가나
모건스탠리가 고른 24개 ‘AI Adopter’의 공통점은 AI를 많이 쓰는 기업이 아니라, AI를 매출·마진·현금흐름으로 바꿀 수 있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20초 핵심
AI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바뀌고 있다
AI 1막은 GPU, HBM, 네트워크, 서버, 데이터센터, 전력이 주도했다. 연산능력이 부족했고 공급 제약이 컸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CAPEX, 출하량, ASP, 공급 부족을 봤다.
AI 2막에서는 질문이 달라진다. 기업이 이미 구입한 AI를 어디에 붙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일을 자동화하며, 그 결과 매출과 마진이 얼마나 좋아지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은 8월 시장을 초기 경기회복이 아닌 미드사이클로 규정하면서 “Show me the money”라는 표현을 썼다. 이 국면에서는 단순한 성장률보다 현금흐름, 비용 통제, 마진, 자본효율이 더 중요해진다. AI에도 같은 잣대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반도체가 끝난 것이 아니라, 독점적 리더십이 약해질 수 있다
AI 인프라 기업의 구조적 수요가 사라졌다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에이전트 사용량이 늘수록 추론량, 메모리,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다만 주식시장은 현재의 성장률보다 기대치의 변화에 더 민감하다. 인프라 기업은 이미 높은 성장과 대규모 CAPEX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돼 있다. 반면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기업은 아직 생산성 효과가 손익계산서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AI 인프라가 약해진다’보다 ‘AI의 이익 귀속 지점이 넓어진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반도체는 사이클에서 탈락하는 것이 아니라, 유일한 리더에서 여러 리더 중 하나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모건스탠리가 고른 24개 종목의 공통점
모건스탠리가 8월 제시한 AI Adopter 바스켓은 알파벳, 메타, 아마존 같은 빅테크부터 JPMorgan, BNY Mellon, Bank of America 같은 금융사, Palantir와 Snowflake, Cadence, 그리고 Vistra·NextEra Energy까지 24개 기업을 포함한다.
이 명단의 공통점은 ‘AI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니다. AI가 매출을 높이거나, 같은 인력으로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하거나, 기존 자산의 가동률과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모건스탠리는 이 바스켓의 최근 3개월 순이익률이 약 50bp 개선됐고 시장 평균보다 약 400bp 높은 순이익률 프로파일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를 다섯 축으로 압축하면 풀스택 플랫폼은 GOOGL·META·AMZN, 데이터·업무 플랫폼은 SNOW·PLTR·CDNS, 금융 자동화는 JPM·BNY·BAC·RKT·BX, 인력집약 서비스는 HNGE·OMDA·AXON·NAVN, 물리적 자산 최적화는 JCI·VST·NEE·HAWK다.
24개 AI Adopter 바스켓
| 섹터 | 기업 | 티커 |
|---|---|---|
| 커뮤니케이션 | Alphabet | GOOGL |
| 커뮤니케이션 | Roblox | RBLX |
| 커뮤니케이션 | Meta Platforms | META |
| 커뮤니케이션 | Grindr | GRND |
| 소비재·플랫폼 | Amazon | AMZN |
| 소비재·플랫폼 | Navan | NAVN |
| 소비재·플랫폼 | eBay | EBAY |
| 금융 | JPMorgan Chase | JPM |
| 금융 | SEI Investments | SEIC |
| 금융 | Rocket Companies | RKT |
| 금융 | Blackstone | BX |
| 금융 | BNY Mellon | BNY |
| 금융 | Bank of America | BAC |
| 헬스케어 | Hinge Health | HNGE |
| 헬스케어 | Omada Health | OMDA |
| 헬스케어 | Heartflow | HTFL |
| 산업재 | Axon Enterprise | AXON |
| 산업재 | Johnson Controls | JCI |
| 산업재 | HawkEye 360 | HAWK |
| IT | Snowflake | SNOW |
| IT | Palantir | PLTR |
| IT | Cadence Design Systems | CDNS |
| 유틸리티 | Vistra | VST |
| 유틸리티 | NextEra Energy | NEE |
SaaS의 진짜 해자는 ‘화면’이 아니라 기록 시스템이다
올해 초 시장은 AI 에이전트가 SaaS의 좌석 기반 과금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람이 직접 CRM이나 HR 화면을 쓰지 않고 에이전트가 대신 일한다면 사용자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 업무는 대화창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환불을 승인하려면 고객 계약, 주문 내역, 재고, 가격 정책, 권한 체계, 회계 처리 규칙을 읽어야 하고, 결과를 다시 시스템에 기록해야 한다. CRM, ERP, HCM, ITSM은 기업의 ‘기억’이자 권한과 감사의 원장이다.
Salesforce의 최근 숫자는 이 점을 보여준다. FY27 2분기 Agentforce ARR은 15억달러를 넘었고 전년 대비 240% 이상 증가했다. Agentforce와 Data 360 합산 ARR은 약 39억달러로 210% 이상 늘었다. 회사는 연간 매출 가이던스도 상향했다. 아직 모든 SaaS의 승리를 뜻하지는 않지만, ‘AI가 기존 앱을 없앤다’는 단선적 전망 역시 너무 빠르다는 증거다.
AI 2막에서 가장 큰 시장은 IT 예산이 아닐 수 있다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가격 책정이다. 전통 SaaS는 기업의 IT 예산을 놓고 경쟁했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하면 공급업체가 가져갈 수 있는 돈의 원천이 인건비와 운영비로 넓어진다.
고객센터 에이전트가 상담원의 반복 업무를 절반으로 줄이고 처리량을 늘린다면, 소프트웨어 가격은 단순한 ‘사용자 1명당 월 구독료’가 아니라 절감한 노동비용과 늘어난 처리량의 일부로 이동할 수 있다.
이 변화가 현실화되면 AI 애플리케이션의 TAM은 IT 지출을 넘어 기업 전체 운영비로 확장된다. AI 2막의 가장 큰 경제적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AI 투자에서 지금 가장 피해야 할 실수는 ‘GPU에서 SaaS로 갈아타면 된다’고 단순화하는 것이다. AI 인프라 수요는 여전히 강할 수 있고, 동시에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기업의 이익률도 좋아질 수 있다.
더 유용한 구분은 Enabler와 Adopter가 아니라 ‘AI 비용을 지불하는 기업’과 ‘AI 비용보다 더 큰 경제적 가치를 회수하는 기업’이다. 같은 AI Adopter라도 매출은 늘지 않고 추론비만 커진다면 좋은 투자가 아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AI 매출보다 AI ROI를 봐야 한다. 직원 한 명당 매출이 오르는가, 고객당 서비스 비용이 내려가는가, 총마진과 FCF 마진이 개선되는가, 그리고 그 개선이 일회성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가. 이 네 가지가 숫자로 확인되는 기업이 AI 2막의 진짜 승자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다.
-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에이전트 확산은 추론량과 인프라 수요를 더 키울 수 있다. 다만 시장의 초과수익 기회가 인프라 밖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 아니다. 범용 기능만 제공하고 데이터와 워크플로 지배력이 약한 기업은 가격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시스템 오브 레코드와 시스템 오브 액션을 동시에 장악하는지가 중요하다.
- AI 매출 하나보다 총마진, 영업마진, FCF 마진, 직원당 매출, 고객당 지출을 함께 봐야 한다. AI가 비용을 늘리는지 경제적 이익을 만드는지 구분하기 위해서다.
- 기업 고객의 AI ROI가 기대보다 낮거나, 추론비용이 예상보다 천천히 떨어지거나, 빅테크가 AI 기능을 무료 번들로 제공해 독립 소프트웨어의 가격 결정력을 약화시키는 경우다.
체크 포인트
인사이트 타임스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