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은 꺾이지 않았다, 다만 상승 속도가 꺾였다
2026년 메모리 사이클은 폭등 구간을 지나 ‘고원’에 들어섰다. 이제 투자자가 봐야 할 것은 가격이 더 오르느냐보다, 높은 가격과 이익이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다.

20초 핵심

폭등은 끝나가지만, 호황이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
메모리 사이클을 볼 때 가장 흔한 실수는 ‘가격 상승률 둔화’와 ‘가격 하락’을 같은 것으로 읽는 것이다. 지금은 두 현상이 다르다.
TrendForce에 따르면 일반 DRAM 계약가는 2026년 1분기 전분기 대비 약 93~98% 올랐다. 2분기 전망치는 58~63%, 3분기 전망치는 13~18%다. NAND 역시 1분기 55~60%, 2분기 70~75% 상승 전망을 거친 뒤 3분기에는 10~15%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 구분 | 1Q26 | 2Q26 | 3Q26 | 읽는 법 |
|---|---|---|---|---|
| 일반 DRAM | 약 +93~98% | +58~63% 전망 | +13~18% 전망 | 가격은 오르지만 가속도 급감 |
| NAND Flash | +55~60% 전망 | +70~75% 전망 | +10~15% 전망 | 고점 가격에 고객 저항 확대 |
| 모바일 DRAM | - | - | +8~13% 전망 | 소비자 시장의 협상력 회복 |
이 숫자는 메모리 업체의 수익성이 이미 높은 지대에 올라와 있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상승률이 90%에서 15%로 떨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15% 추가 인상도 여전히 가격 상승이다. 따라서 지금 국면은 ‘정점 뒤 붕괴’보다는 ‘높은 가격대에서의 체류’에 더 가깝다.

왜 가격이 버티나: AI가 메모리의 수요 구조를 바꿨다
이번 사이클이 과거와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수요의 중심이 PC와 스마트폰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AI 서버는 HBM만 많이 쓰는 것이 아니다. 일반 서버 DRAM과 고용량 RDIMM, 엔터프라이즈 SSD까지 함께 끌어간다.
반대로 PC와 스마트폰 쪽에서는 부담이 나타나고 있다. TrendForce는 모바일 DRAM 구매자의 평균 재고가 12~14주까지 올라왔고, 3분기 협상에서 과거처럼 공급자 가격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이던 분위기가 약해졌다고 설명한다. 9월 들어 NAND 현물시장은 거래량이 약하고 일부 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모습도 확인됐다.
즉 지금 시장은 하나의 사이클이 아니다. AI·서버는 여전히 부족하고, 소비자 제품은 비싼 가격 때문에 수요가 눌린다. 이 ‘이중 구조’가 고원 국면의 핵심이다.

공급과잉은 오지만, DRAM과 NAND의 시계가 다르다
호황이 길어지면 업체들은 결국 설비투자를 늘린다. 메모리 산업에서 이 단계는 늘 다음 하락 사이클의 씨앗이 된다. 다만 이번에는 ‘투자 발표’와 ‘실제 비트 공급 증가’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
Micron은 FY2026 PP&E CapEx를 250억달러 이상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8월 Yongin Y2와 Cheongju M17에 총 5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Y2 클린룸 오픈 목표는 2029년 6월, M17은 2028년 12월이다. 오늘 지출한 돈이 내년 곧바로 웨이퍼 공급으로 바뀌는 구조가 아니다.
CapEx 증가 → 장비 반입 → 수율 안정 → 고객 인증 → 실제 비트 출하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투자액이 급증해도 단기 공급 부족이 동시에 지속될 수 있다.
최신 업계 전망도 이를 반영한다. TrendForce는 2027년 DRAM 공급 부족이 오히려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본다. 반면 NAND는 공정 전환과 중국 업체 증설로 공급 증가율이 수요를 앞서면서 2027년 하반기부터 수급이 완화될 가능성을 제시한다.
따라서 ‘2027년이면 메모리 전체가 공급과잉’이라는 단순한 결론은 현재 데이터와 맞지 않는다. 더 정확한 질문은 ‘어떤 제품이, 어떤 시점에 먼저 균형을 되찾는가’다.

중국의 추격은 이미 범용 메모리 가격 상단을 누르기 시작했다
중국 업체는 아직 HBM 최상단에서 한국 업체와 같은 위치에 있지 않다. 그러나 범용 제품에서는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Counterpoint에 따르면 CXMT의 2026년 2분기 글로벌 DRAM 매출 점유율은 10%로, 1년 전 4%에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NAND에서는 YMTC가 같은 분기 비트 출하 기준 14%를 차지하며 글로벌 3위권에 들어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 점유율보다 제품 믹스다. 중국 업체가 범용 DRAM과 소비자용 NAND에서 물량을 늘릴수록 삼성전자·SK하이닉스·Micron은 더 높은 수익성을 가진 서버·HBM·기업용 SSD로 자원을 옮길 유인이 커진다. 결과적으로 범용 시장은 중국의 공급 압력, 고부가 시장은 AI의 수요 압력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가 된다.

메모리 주식은 이익이 가장 좋을 때 P/E가 가장 낮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분모인 이익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5배, 7배 같은 숫자만 보고 싸다고 판단하면 사이클 정점에서 ‘가치 함정’에 걸릴 수 있다.
반대로 이번 사이클이 과거보다 오래 갈 가능성도 있다. DRAM 공급 부족이 2027년까지 이어지고, AI 서버가 메모리 사용량 자체를 계속 늘린다면 과거의 평균 회귀 속도보다 이익 하락이 늦어질 수 있다.
결국 판단의 핵심은 밸류에이션 숫자 하나가 아니다. 현재 이익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 신규 캐파가 언제 실제 출하로 연결되는지, 그리고 AI 고객이 높은 메모리 가격을 계속 감당할 수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지금 메모리 시장은 ‘피크냐 아니냐’보다 ‘피크 수준의 이익이 몇 분기 더 이어질 수 있느냐’를 계산해야 하는 구간에 가깝다.
- 상승 ‘속도’의 피크아웃은 맞다. 그러나 가격 자체가 하락한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은 높은 가격대에서 추가 상승폭이 작아지는 국면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 그렇게 단정하기 어렵다. 신규 팹은 건설 뒤에도 장비 반입, 수율 안정, 고객 인증이 필요하다. 현재 전망은 DRAM은 2027년에도 공급 부족 가능성이 크고 NAND가 먼저 완화될 가능성을 가리킨다.
- 아니다. 현재 중국의 강점은 범용 제품과 내수 공급 확대에 더 가깝다. 투자자가 봐야 할 것은 점유율 자체보다 HBM·서버 DRAM·기업용 SSD 같은 고부가 시장에서 기술과 고객 인증 격차가 얼마나 빨리 줄어드는지다.
- 가능한 리스크다. 그러나 모델 한 건당 연산량이 줄어도 사용자 수와 추론 호출량이 더 빠르게 늘면 총 메모리 수요는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효율화’ 자체보다 데이터센터의 총 서버 증설과 메모리 탑재량을 함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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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타임스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