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격은 고원에 들어섰지만 부족은 끝나지 않았다 - 9월4주, 메모리 슈퍼사이클 피크 점검
메모리 가격은 아직 오르고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제 가격의 방향이 아니라 상승 속도다. 2026년 초 폭등하던 DRAM 가격의 기울기는 크게 낮아졌고 PC와 스마트폰에서는 수요 파괴가 나타났다. 반대로 AI 서버, HBM, 서버 DRAM은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다. 지금은 ‘사이클 종료’보다 ‘고원 진입 여부’를 가려야 하는 구간에 가깝다.

20초 핵심
이번 주 결론 - “가격의 가속도는 꺾였지만, 실적 피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체크포인트 | 현재 판단 | 피크 신호 |
|---|---|---|
| DRAM · NAND 가격 상승률 | 상승은 지속, 상승폭은 급격히 둔화 | 높음 |
| 공급사 CapEx | HBM · 서버 DRAM 중심 확대 | 중~고 |
| 재고 | 공급사는 낮고 소비재 채널은 높아지는 이원화 | 중 |
| AI와 비AI 수요 | AI 강세, PC · 스마트폰 약세가 뚜렷 | 높음 |
| 중국 점유율 | 범용 DRAM · NAND에서 이미 의미 있는 확대 | 중 |
| 밸류에이션 | PER은 낮아 보여도 2027~28 이익 지속성 논쟁 확대 | 중 |
메모리 사이클을 산에 비유하면, 지금은 정상에서 바로 내려오는 구간이라기보다 가파른 오르막이 끝나고 고원에 진입하는지 확인하는 구간에 가깝다. 주가에는 이 차이가 중요하다. 업황이 좋아도 ‘좋아지는 속도’가 둔화하면 주가는 실적보다 먼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1. 가장 선명한 노란불 - 가격은 오르지만 훨씬 천천히 오른다
핵심은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이 아니다. 2차 미분, 즉 상승의 가속도가 꺾였다. TrendForce는 3분기에도 공급 부족이 이어진다고 보지만, 높은 가격 자체가 PC와 스마트폰 수요를 억누르면서 구매자의 가격 저항이 강해졌다고 설명한다.
NAND도 같은 방향이다. TrendForce 전망은 1분기 +55~60%, 2분기 +70~75%에서 3분기 +10~15%로 크게 둔화했다. 특히 소비재 현물시장은 거래가 부진하고 가격이 횡보하는 반면, 서버와 데이터센터 계약시장은 상대적으로 강하다. 하나의 메모리 시장 안에 이미 두 개의 사이클이 존재하는 셈이다.
2. 그런데 왜 아직 “피크”라고 부르기 어려운가
보통 메모리 다운사이클은 공급이 넘치고 재고가 쌓이며 시작된다. 지금은 그 전형적인 모습과 다르다. TrendForce는 2분기 DRAM 공급사 재고가 역사적 저점이라고 평가했고, 추가 생산분도 서버용에 우선 배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3분기 서버 DRAM 계약가격 역시 +13~18% 상승 전망이다.
즉 소비자는 비싸서 덜 사고 있지만, 데이터센터는 비싸도 물량을 확보하려 한다. 이 차이가 사이클을 연장한다. Gartner는 높은 메모리 비용으로 2026년 PC 출하가 10.4%, 스마트폰이 8.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Counterpoint가 Reuters에 제공한 전망은 스마트폰 출하 감소폭을 13.9%까지 본다. 수요 파괴는 이미 현실이지만 그 충격이 아직 서버 메모리까지 번지지 않았다.
3. AI가 메모리 사이클을 예전보다 길게 만들 수 있다는 근거
Citi의 9월 전망은 강세론의 핵심을 보여준다. AI가 한 번 학습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새 데이터를 흡수하는 continual learning 구조로 가면 HBM뿐 아니라 서버 DDR5와 기업용 SSD까지 동시에 필요해진다는 논리다. Citi는 DRAM 공급 부족이 2027년 -8.7%, 2028년 -9.7%로 오히려 확대되고, 부족이 2031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숫자는 확정된 미래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수요가 GPU 한 종류에만 매달리지 않는 구조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AI 추론과 에이전트가 늘면 CPU 서버의 RDIMM, 대용량 저장을 위한 eSSD도 함께 필요해진다. 이 때문에 과거처럼 “스마트폰이 꺾였으니 메모리 전체도 곧 꺾인다”는 공식이 약해졌다.
4. 중국은 이미 범용 메모리의 가격 하방 변수가 됐다
중국의 추격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Counterpoint 기준 CXMT의 글로벌 DRAM 매출 점유율은 2025년 2분기 4%에서 2026년 2분기 10%로 올라왔다. 같은 분기 삼성 38%, SK하이닉스 25%, 마이크론 약 24%였다.
NAND에서는 YMTC가 2026년 2분기 비트 출하량 기준 14%를 기록해 세계 3위권으로 올라섰다. 다만 매출 점유율은 더 낮다. 아직 소비자용 저가 제품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것이 중국 위협의 정확한 위치다. HBM과 최첨단 서버 메모리의 당장 수익성을 무너뜨리는 변수라기보다, 범용 DRAM과 NAND의 장기 가격 상단을 누르는 변수에 가깝다.
위험한 조합은 2028년 전후다. 한국과 미국 업체의 신규 증설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CXMT와 YMTC의 범용 점유율까지 커지면, AI 수요가 예상보다 둔화할 경우 공급 과잉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
5. PER이 낮은데 왜 주가는 피크를 두려워할까
메모리 주식은 전통적으로 이익이 가장 좋을 때 PER이 가장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시장이 다음 다운사이클의 이익 감소를 먼저 할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Micron은 2026년 급등 이후에도 최근 보도 기준 낮은 한 자릿수 PER에 거래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질문은 “PER 6배냐 9배냐”가 아니다. 2027년 이익 추정치가 계속 올라가느냐, 아니면 상향 조정이 멈추기 시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Morgan Stanley가 7월 반도체에서 하이퍼스케일러로의 일부 로테이션 가능성을 제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Citi처럼 공급 부족이 2031년까지 이어진다고 보는 하우스도 있다. 지금 월가의 논쟁은 ‘버블인가 아닌가’보다 이익의 지속 기간이 몇 년인가에 더 가깝다.
이번 주 판단은 조심스럽게 두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가격 피크의 징후는 이미 나타났다. 그러나 실적 피크가 확인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메모리 가격의 상승 속도는 크게 낮아졌고 소비재는 가격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있다. 중국 업체의 점유율도 예상보다 빨리 커졌다. 과거 사이클이라면 상당한 경고 신호다.
하지만 반대편에는 공급사 재고 저점, 서버 DRAM과 HBM의 강한 수요, 장기계약, 그리고 AI가 범용 서버와 스토리지 수요까지 끌어올리는 구조가 있다. 따라서 지금 가장 위험한 행동은 두 가지다. “슈퍼사이클이 끝났다”며 너무 빨리 공포에 빠지는 것, 반대로 “AI니까 2031년까지 무조건 부족하다”며 현재의 높은 이익을 영구화하는 것이다.
투자자가 봐야 할 것은 주가의 하루 등락이 아니라 서버 쪽 가격과 재고가 소비재의 약세를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가 다. 메모리 업종은 이제 ‘가격 상승률’만 보는 게임에서 ‘제품 믹스와 공급 규율, 그리고 2028년 신규 공급의 흡수 능력’을 보는 게임으로 바뀌고 있다.
- 그렇지 않다. 주가는 가격뿐 아니라 물량, 제품 믹스, 이익 추정치, 밸류에이션을 함께 반영한다.
- 다만 가격 상승률 둔화는 이익 증가율 둔화로 연결될 수 있어 선행 경고로는 중요하다.
- 무시하기 어렵다. 소비재 부진이 길어지면 NAND와 모바일 DRAM의 가격 상단을 제한한다.
- 다만 서버와 HBM이 생산능력을 계속 흡수하면 범용 공급까지 타이트하게 만들어 전체 가격 하락을 늦출 수 있다.
- 현재는 제품 구성이 다르다. CXMT와 YMTC의 성장은 범용 제품에서 더 빠르고, HBM과 최고급 서버 제품에서는 격차가 남아 있다.
- 진짜 위험은 중국 증설과 기존 빅3의 신규 팹이 동시에 시장에 들어오는 2028년 이후다.
- 특정 PER보다 서버 메모리의 계약가격과 공급사 재고가 더 중요하다.
- 이 두 지표가 동시에 꺾이면 “고원”이 “하강”으로 바뀌었다고 판단할 근거가 강해진다.
체크 포인트
인사이트 타임스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