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랠리의 진짜 질문은 버블이 아니라 ‘이익이 CAPEX를 따라오느냐’다
톰 리와 댄 아이브스의 최신 시장 낙관론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무엇이 실제 데이터로 확인되고 무엇이 아직 전망인지 분리해 봤다. 결론은 단순하다. AI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 수익화의 속도다.

20초 핵심
금리 5%인데 주식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
이번 대담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낙관론 자체보다 시장의 내구성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다시 5% 부근까지 올라왔고 연준은 9월에 25bp를 인상했지만, S&P 500은 2026년 최고점에서 약 2% 아래에 머물고 있다. 과거라면 장기금리 5%는 성장주 밸류에이션을 강하게 압박하는 숫자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업 이익이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다. 9월 중순 S&P 500의 12개월 선행 PER은 약 19~20배 수준까지 낮아졌다. 주가가 폭락해서가 아니라 이익 추정치가 올라가면서 밸류에이션이 압축된 측면이 있다. 이것이 톰 리가 보는 시장의 핵심 논리다. 악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기업이 아직 악재보다 빠르게 이익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금리 인상이 호재’라고 단순화하면 안 된다. 금리 인상은 기본적으로 할인율과 자금조달비용을 높인다. 시장이 안도할 수 있는 경우는 이번 인상이 불확실성을 줄이고 향후 금리 경로를 더 예측 가능하게 만들 때다. 10년물이 5%를 크게 넘어 장기간 고착되거나 유가가 다시 급등하면 이 논리는 약해질 수 있다.

AI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 13 : 1의 정체
아이브스는 최근 아시아 공급망 점검을 근거로 AI 칩의 수요 대 공급 비율을 약 13 : 1로 표현했다. 또한 진정한 수급 균형은 2028년, 늦으면 2029년 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숫자는 산업 전체가 공인한 통계가 아니라 애널리스트의 현장 추정치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래도 방향성은 중요하다. 엔비디아의 최근 실적, 하이퍼스케일러의 대규모 CAPEX, HBM과 데이터센터 전력 병목을 함께 보면 AI 인프라 투자가 아직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이브스는 AI CAPEX 1달러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보안, 전력 인프라로 퍼지면서 5~6달러의 파급효과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이것 역시 경제학적으로 검증된 고정 승수가 아니라 산업 확산을 설명하기 위한 그의 프레임이다.
이 프레임이 맞다면 다음 수혜주는 GPU만이 아니다. AI 투자의 중심이 가속기에서 메모리와 네트워크, 전력, 냉각,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로 넓어진다. 최근 소프트웨어 종목이 ‘AI에게 대체될 기업’에서 ‘AI를 고객에게 판매하는 기업’으로 다시 평가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엔비디아 16배 PER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엔비디아를 ‘PER 16배짜리 주식’이라고 말하면 지나치게 단순하다. 9월 17일 종가 기준 TTM PER은 약 28배였고, 데이터 제공업체에 따라 12개월 선행 PER은 대략 18~24배 범위다. 16배라는 숫자는 주로 2028 회계연도 예상 이익을 적용했을 때 나오는 장기 선행 배수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엔비디아가 싸다는 주장은 현재 이익이 아니라 앞으로 1~2년 동안 시장의 높은 이익 추정치를 실제로 달성한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Rubin 세대의 출하, HBM 공급, 하이퍼스케일러 CAPEX, 총마진이 그 전제를 증명해야 한다. 성장률이 조금만 낮아져도 16배라는 숫자는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
애플, 팔란티어, 테슬라를 같은 AI 바구니로 보면 안 된다
아이브스는 애플을 소비자 AI의 유통망, 팔란티어를 기업용 AI 소프트웨어의 수익화 사례, 테슬라를 물리적 AI와 로보틱스의 대표 기업으로 본다. 세 기업은 모두 AI와 연결되지만 투자 논리는 완전히 다르다.
애플은 AI 모델 자체보다 20억 대를 넘는 활성 기기와 서비스 생태계를 통한 배포력이 핵심이다. 팔란티어는 높은 매출 성장과 현금흐름을 증명하고 있지만 밸류에이션 역시 높아, 성장 둔화가 가장 큰 리스크다. 테슬라는 자율주행과 Optimus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는 속도가 중요하다.
테슬라와 SpaceX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 아이브스가 약 80%라는 숫자를 제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점은 ‘2025년 말’이 아니라 2027년을 전후한 전망에 가깝다. 머스크 역시 두 회사의 사업 중첩을 언급했지만 합병을 확정한 적은 없다. 이 사안은 기본 투자 논리보다 옵션 가치로 보는 편이 더 합리적이다.
이번 대담에서 가져갈 것은 ‘월가 유명 인사 둘이 강세를 외쳤다’는 결론이 아니다. 더 유용한 프레임은 세 가지다.
첫째, AI 랠리가 버블인지 아닌지를 한 문장으로 판정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2000년과 달리 지금의 선두 기업들은 큰 매출과 현금흐름을 갖고 있다. 동시에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는 점점 더 많은 부채와 장기 자본을 필요로 한다. 기술이 진짜여도 투자 수익률이 낮으면 주가는 크게 조정될 수 있다.
둘째, AI 투자 사이클의 다음 단계는 ‘더 많은 GPU’만이 아니다. 메모리, 네트워크, 전력, 냉각, 보안, 데이터 관리, 기업 소프트웨어, 로보틱스로 지출이 이동하는지가 중요하다. 이 확산이 확인되면 AI는 한두 종목의 테마가 아니라 산업 CAPEX 사이클이 된다.
셋째, 강세론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가가 아니라 이익을 보는 것이다. 높은 금리 속에서도 EPS와 자유현금흐름이 계속 증가한다면 시장은 생각보다 오래 버틸 수 있다. 반대로 CAPEX만 늘고 수익화가 따라오지 않으면 ‘1997년’이라는 낙관적인 비유는 어느 순간 ‘1999년’으로 바뀔 수 있다.
- 정확히 특정 연도에 대응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 현재는 닷컴버블 당시보다 선두 기업의 이익과 현금흐름이 훨씬 강하다. - 반면 시장 집중도와 CAPEX 규모, AI 관련 자금조달은 위험 요인이다.
- 댄 아이브스가 아시아 공급망 점검을 바탕으로 제시한 추정치다. - 공인된 산업 통계나 엔비디아 공식 수치로 보기는 어렵다. - 따라서 절대치보다 ‘공급 부족이 아직 상당하다’는 방향성 지표로 보는 편이 낫다.
- 16배는 대체로 FY2028 예상이익을 기준으로 한 장기 선행 PER이다. - 현재 TTM PER은 약 28배 수준이다. - 미래 이익 추정치가 유지돼야만 16배 논리가 성립한다.
- 가능하지만 금리 인상 자체가 호재인 것은 아니다. - 기업 이익 증가가 할인율 상승을 상쇄하고, 추가 인상 불확실성이 줄어들 때 시장은 버틸 수 있다. - 장기금리가 다시 급등하면 이 균형은 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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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타임스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