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190조원?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진짜 돈은 HBM만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약 189.9조원까지 올라왔다. 놀라운 숫자지만 더 중요한 변화는 따로 있다. AI가 HBM뿐 아니라 서버 D램과 낸드의 공급까지 빨아들이면서 메모리 산업 전체의 가격 결정력이 높아지고 있다.

190조원의 의미부터 정확히 보자
9월 21일 금융정보업체 FnGuide 집계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삼성전자 111조7,408억원, SK하이닉스 78조1,291억원이다. 합계는 189조8,699억원이다.
다만 이 숫자는 확정 실적이 아니다. 불과 며칠 전 집계보다 전망치가 내려왔고, 원화 강세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즉 지금의 메모리 호황은 매우 강하지만, 주가가 반영하는 것은 ‘현재 이익’이 아니라 이 높은 이익 수준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다.
이번 슈퍼사이클은 HBM에서 시작해 일반 메모리로 번졌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GPU와 AI 가속기에 매우 높은 대역폭을 제공한다. 문제는 HBM이 같은 웨이퍼 면적과 생산설비를 더 많이 사용하고 후공정도 복잡하다는 점이다. 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HBM과 서버용 제품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면 PC와 스마트폰용 범용 D램 공급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TrendForce는 3분기 서버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보다 13~18%, 전체 낸드플래시 계약가격은 10~1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글로벌 DRAM 산업 매출은 전 분기보다 59.5% 증가했다. AI 수요가 고부가 제품의 매출을 키우는 동시에 비AI 제품의 공급까지 조이는 구조다.
더 최신인 9월 24일 4분기 전망에서도 방향은 아직 꺾이지 않았다. TrendForce는 CSP의 AI 수요가 DRAM과 NAND 가격 상승을 계속 지지할 것으로 봤고, 특히 AI 추론용 KV cache 수요가 커지면서 기업용 SSD 계약가격은 23~28%, 전체 NAND는 15~2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확인되는 데이터만 놓고 보면 3분기를 메모리 이익의 정점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핵심은 ‘HBM 가격 상승’보다 생산능력의 재배치다.
AI가 더 많은 HBM과 서버 D램을 요구할수록 메모리 업체는 한정된 웨이퍼를 고부가 제품에 배정한다. 그 결과 범용 D램까지 공급이 타이트해진다. 이번 사이클이 과거 PC·스마트폰 교체 주기만으로 움직이던 메모리 호황과 다른 이유다.
삼성과 하이닉스, 같은 호황이지만 돈 버는 방식이 다르다
SK하이닉스는 여전히 HBM 시장의 1위다. Counterpoint Research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HBM 매출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33%, 마이크론 18%였다. 다만 1분기 21%였던 삼성의 점유율이 한 분기 만에 33%로 올라왔다는 점이 중요하다.
전체 DRAM에서는 그림이 다르다. TrendForce 집계에서 삼성전자는 2분기 DRAM 매출 609.8억달러, 점유율 39.4%로 1위를 기록했고, SK하이닉스는 385.9억달러, 24.9%였다. 삼성은 HBM4 출하 확대와 범용 DRAM 가격 상승을 동시에 누리는 구조이고, SK하이닉스는 HBM 비중이 높아 AI 메모리 업황의 방향에 더 민감하다.
| 구분 |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
|---|---|---|
| 핵심 레버리지 | 범용 DRAM·NAND의 거대한 생산기반 + HBM4 점유율 회복 | HBM 시장 1위 지위 + AI 가속기 고객과의 공급 경험 |
| 최근 확인된 신호 | 2Q26 HBM 매출 점유율 33%, 전체 DRAM 매출 점유율 39.4% | 2Q26 HBM 매출 점유율 50%, 여전히 업계 1위 |
| 이익에 유리한 환경 | HBM4 확대와 범용 메모리 가격 강세가 동시에 지속 | HBM 출하와 고부가 제품 비중이 계속 확대 |
| 주요 리스크 | HBM 수율·고객 인증, 파운드리 적자, 범용 메모리 가격 피크 | HBM 점유율 하락, AI CapEx 둔화 시 높은 실적 민감도 |
CXMT는 HBM보다 ‘범용 메모리의 천장’을 만든다
중국 CXMT가 지금 당장 HBM의 선두권을 흔드는 것은 아니다. 더 현실적인 영향은 범용 D램이다. CXMT는 9월 20일 5세대 DRAM 플랫폼의 양산 진입을 발표했고, 11.95나노미터 수준의 미세화와 LPDDR5X 제품 확대를 공개했다.
이 변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에 생산능력을 더 배정할수록 생기는 범용 D램의 공급 공백을 중국 업체가 일부 채울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오래 간다고 해서 모든 제품의 가격 결정력이 똑같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HBM은 진입장벽이 높고, 범용 D램은 중국 공급이 가격 상승의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
첫 번째 감속 장치는 이미 보인다 - 환율
메모리 업체는 달러 매출 비중이 높다. 원화가 강해지면 같은 달러 매출도 원화로 환산한 실적은 줄어든다. 9월 17일 집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전보다 각각 7.5%, 6.5% 낮아졌다.
노무라는 원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국내 메모리 업체의 영업이익이 약 12%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SK하이닉스도 반기보고서에서 다른 조건이 같을 때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약 4.75조원 감소하는 민감도를 제시했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더라도 환율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 원화 기준 이익의 기울기는 둔화될 수 있다.
이번 메모리 호황은 과거보다 구조적이다. AI 데이터센터가 HBM, 서버 D램, 기업용 SSD를 동시에 끌어당기고 있고, 공급사는 제한된 생산능력을 고부가 제품에 우선 배정한다. 그 결과 가격 상승이 한 제품에서 다른 제품으로 전염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다음 단계의 판단 기준은 더 까다롭다. 190조원에 가까운 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시장의 기대가 이미 극단적으로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후 주가는 ‘좋은 실적’보다 이익 추정치가 계속 올라갈 수 있느냐 에 더 민감해질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는 HBM 리더십을 얼마나 방어하는지가 중요하고, 삼성전자는 HBM4의 점유율 회복이 범용 메모리의 거대한 이익 기반과 결합되는지가 중요하다. 어느 쪽이든 개인 투자자는 ‘AI가 성장한다’는 문장보다 제품 믹스, 가격, 수율, 환율, 중국 공급이라는 다섯 개 숫자를 보는 편이 낫다.
- 아니다. 2026년 3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 컨센서스 합계다.
-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SK하이닉스는 확정실적 발표 전이므로 실제 숫자는 달라질 수 있다.
- HBM 생산은 많은 DRAM 웨이퍼와 첨단 후공정 능력을 사용한다.
- 공급사가 HBM과 서버 제품을 우선 생산하면 PC와 모바일용 제품의 공급이 줄어 범용 D램 가격도 지지받을 수 있다.
- HBM만 보면 SK하이닉스의 직접 노출도가 더 높다.
- 하지만 범용 DRAM과 NAND까지 동시에 강세라면 생산 규모가 큰 삼성전자의 이익 레버리지가 더 커질 수 있다.
- Hyperscaler의 AI CapEx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는 경우.
- HBM 공급이 빠르게 늘어 가격 프리미엄이 축소되는 경우.
- CXMT 등 중국 업체의 범용 메모리 공급 증가가 가격을 예상보다 빨리 압박하는 경우.
- 원화 강세가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를 크게 상쇄하는 경우.
체크 포인트
인사이트 타임스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