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수 방한, HBM4는 삼성·SK 듀얼소싱. 파운드리 계약서는 나오지 않았다

AMD의 공급망 전략이 드러난 하루. 삼성의 우선 공급 지위는 유지됐지만 SK하이닉스도 핵심 공급사로 확인됐다. 투자자가 구분해야 할 것은 공급 관계, 실제 물량, 아직 없는 파운드리 수주.

20초 핵심

1
AMD 리사 수 CEO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HBM 협력을 공개 확인. 협력 계획은 복수 세대, 3~5년 이상.
2
AMD는 방한 전날인 10월 6일 2.8% 상승. 씨티의 목표주가 800달러 상향과 AI 서버 CPU 수요 기대가 주요 동력.
3
삼성과 협력 가능성은 재확인됐지만 구체적 공정, 생산 물량, 계약 발표는 없었음.

AMD가 서울에서 확인한 것은 독점이 아니라 공급선 확대

10월 7일 리사 수 AMD CEO가 7개월 만에 한국을 찾았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를 각각 만났다. 이번 방문에서 확인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별도 회동은 없었다.

핵심은 HBM4다. 수 CEO는 차세대 AI 가속기 MI455와 Helios 시스템의 HBM4 출하를 시작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쪽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HBM4 성능에 만족하고, 생산 확대도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이 발언이 중요한 이유는 3월 계약과의 차이 때문이다. 3월 18일 AMD는 삼성전자를 MI455X용 HBM4의 주력 공급사로 지정했다. 그러나 우선 공급사는 독점 공급사와 다르다. 이번에는 SK하이닉스도 AMD의 차세대 AI 시스템을 지원하는 공급망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공개적으로 확인됐다.

삼성의 지위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삼성 중심으로 알려졌던 공급망의 실제 범위가 더 분명해진 것.

다만 어느 회사가 몇 개를 공급하는지, 각사의 점유율이나 확정 구매 금액이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왜 AMD는 두 회사를 모두 필요로 할까

HBM은 AI 가속기가 처리할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는 고대역폭 메모리다. GPU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필요한 HBM을 확보하지 못하면 전체 AI 서버 출하가 제한된다.

AMD 입장에서는 한 공급사에 의존하는 것보다 두 공급사를 확보하는 편이 유리하다. 생산능력 확보, 공급 차질 대응, 가격 협상에서 선택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수 CEO는 메모리 업체에 가능한 한 빠른 생산 확대를 요구했고, 공급망 계획도 당장 1~2년이 아닌 3~5년 이상을 내다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서로 다른 두 힘이 작용한다. 메모리 공급이 부족할수록 삼성과 SK하이닉스의 가격 협상력은 강해질 수 있지만, 공급사가 둘이면 AMD의 물량 배분 선택권도 커진다.

한국 메모리 업계에 수요가 늘어난다는 사실과 두 회사가 그 수요를 얼마나 수익으로 가져갈지는 별개의 문제다.

삼성과 SK하이닉스, 같은 호재지만 다른 의미

기업확인된 변화아직 확인할 부분
삼성전자3월 HBM4 우선 공급 협력에 이어 다세대 관계 재확인우선 공급 물량, 단가, 메모리 수익성
SK하이닉스AMD 차세대 AI 시스템의 HBM4 공급망 참여 확인AMD향 매출 규모, 기존 고객과의 생산능력 배분
AMD복수 HBM 공급선과 장기 협력 기반 확보실제 생산 확대 속도, HBM 조달 비용

특히 SK하이닉스에 중요한 변화는 고객 다변화다. 엔비디아 중심으로 평가받던 HBM 경쟁력에 AMD라는 대형 AI 가속기 고객이 더해진다는 의미다.

삼성에는 조금 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 우선 공급사라는 강점은 남아 있지만 AMD가 SK하이닉스와도 협력한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공급량과 고객 내 점유율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또 하나의 수익 기회는 서버용 DDR5다.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서버 CPU 수요가 커질 경우 GPU용 HBM뿐 아니라 서버 시스템에 들어가는 일반 고용량 메모리의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AMD와 삼성은 이미 3월 발표에서 EPYC 프로세서용 차세대 DRAM 협력을 명시했다.

파운드리는 왜 별도로 봐야 하나

삼성전자에 더 큰 기대를 불러온 질문은 파운드리였다. AMD가 메모리뿐 아니라 반도체 위탁생산까지 삼성에 맡긴다면 삼성은 메모리, 로직 반도체 생산, 첨단 패키징을 묶어 제공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러나 이번 방한에서 나온 공식 메시지는 협력 가능성을 계속 탐색한다는 수준이었다. 로이터 역시 AMD가 삼성과 메모리 및 파운드리 협력 기회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공정 이름도, 웨이퍼 투입량도, 생산 계약도 공개되지 않았다. 3월 공동 발표에서도 첨단 파운드리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라는 취지였지, 실제 수주 확정은 아니었다.

따라서 이번 만남을 삼성 파운드리의 조기 흑자 전환 근거로 사용하는 것은 무리다. 기술적 가능성에서 계약, 양산, 매출, 이익까지는 여러 단계가 남아 있다.

주가는 왜 다른 이야기를 했을까

AMD · 10월 6일 미국장
+2.8%
$649.42
삼성전자 · 10월 8일 한국장
-2.42%
262,000원

서로 다른 날짜와 시장의 움직임. 방한 자체의 주가 효과를 입증하는 비교는 아님.

AMD가 강하게 상승한 것은 방한 다음 날이 아니라 전날이었다.

10월 6일 뉴욕장에서 AMD는 649.42달러로 2.8% 올랐다. 씨티의 아티프 말릭은 목표주가를 575달러에서 800달러로 올렸다. 핵심 논리는 삼성과의 HBM 계약이 아니라 메타의 AI 에이전트 Muse 출시 이후 기대되는 서버 CPU 수요 확대였다.

반면 삼성전자는 10월 8일 사상 최대인 3분기 잠정 영업이익 107.4조원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약 2.4% 하락했다. 이익이 전년 동기 12.17조원의 약 8.8배에 달했지만, 시장은 이미 상당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것이 이번 이벤트의 또 다른 신호다. AI 반도체 수요가 강하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관련 주식이 동시에 오르지는 않는다. AMD에는 앞으로의 CPU 시장 확대가, 한국 메모리 주식에는 이미 높아진 실적 기대와 미래 이익률이 서로 다르게 반영되고 있다.

INSIGHT TIMES VIEW

이번 방한에서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엔비디아를 대체할 새로운 승자가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엔비디아 바깥의 대형 AI 가속기 업체 AMD가 차세대 HBM 공급망을 삼성과 SK하이닉스 양쪽에 걸쳐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확인한 사건이다.

이는 한국 메모리 산업의 수요 기반이 넓어질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동시에 고객이 물량을 조절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투자자에게는 두 단계의 구분이 필요하다. 첫째, AMD의 성장과 한국 메모리 기업의 매출 확대는 같은 방향일 수 있다. 둘째, 그 매출이 어느 기업의 이익으로 얼마나 연결될지는 가격, 생산능력, 고객별 배분에 달렸다.

삼성 파운드리 수주까지 연결하는 서사는 아직 검증할 단계. 기대를 버릴 이유도 없지만, 계약이 없는 기대를 확정 실적으로 계산할 이유도 없다.

삼성의 HBM4 우선 공급 지위가 없어진 건가요?
  • 3월 공개된 우선 공급 협력이 취소됐다는 발표는 없음. SK하이닉스의 공급망 참여 확인과 삼성의 기존 우선 지위는 양립 가능. 실제 비중은 추가 확인 필요.
AMD 고객 확보로 SK하이닉스의 엔비디아 의존도가 낮아지나요?
  • 고객 다변화라는 방향에서는 긍정적. 다만 의존도 감소 폭은 AMD향 실제 매출이 얼마나 커지는지에 따라 결정.
삼성의 턴키 전략은 실패한 건가요?
  • 실패로 판단할 근거도, 파운드리 수주 성공으로 판단할 근거도 부족. 현재 확인된 것은 메모리 협력과 파운드리 기회 탐색. 실제 계약은 별도 확인 대상.
AMD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한국 메모리 업체에는 늦은 호재인가요?
  • AMD 주가에는 AI CPU 성장 기대가, 메모리 업체 주가에는 높은 현재 이익과 미래 가격 전망이 반영. 현재 주가보다 향후 이익 추정치 변화와 밸류에이션을 함께 비교할 필요.
이번 방문이 엔비디아의 HBM 지배력 약화를 의미하나요?
  • AMD라는 별도 수요처의 중요성이 커지는 증거는 될 수 있음. 하지만 엔비디아의 실제 구매량이나 AI 가속기 시장점유율이 감소했다는 증거는 아님.

체크 포인트

HBM4 고객별 공급 비중삼성과 SK하이닉스의 AMD향 물량 배분. 양쪽 공급이 확인됐어도 어느 쪽의 경제적 이익이 큰지는 아직 불명확.
10월 15일 TSMC 실적첨단 공정 수익성과 증설 투자 규모. AI 칩 생산 수요가 실제 제조사 이익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 확인.
10월 29일 삼성전자 확정 실적메모리 수익성, HBM 판매 구성, 파운드리 손익. 기록적인 잠정 영업이익보다 다음 분기의 지속 가능성이 관건.
AMD MI455X와 Helios 양산 확대공급 물량과 고객 도입 속도. 발표된 로드맵이 실제 서버 출하와 매출로 이어지는지 확인.
삼성 파운드리의 구체적 수주 공시고객 제품, 공정, 양산 일정, 웨이퍼 규모. 협력 가능성을 기업가치에 반영할 근거.
리사 수가 서울에서 확인한 것은 HBM4 공급선 두 곳이지 삼성 파운드리 계약이 아니다.

인사이트 타임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