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억 8,900만 달러 베팅, AI 반도체의 다음 전장은 ‘전력’이다
GPU 성능 경쟁 뒤에 가려졌던 전력변환 기술이 미국 반도체 산업정책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정부는 AI 데이터센터와 핵융합에 필요한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지원하면서 기업 지분까지 확보한다.

20초 핵심
미국 정부가 선택한 네 가지 기술
미국 상무부는 10월 22일 반도체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4개 기업에 최대 3억 8,900만 달러를 지원하는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22년 제정된 CHIPS and Science Act에 따른 반도체 연구개발 예산 100억 달러의 일부다.
| 기업 | 최대 지원액 | 개발 분야 |
|---|---|---|
| Helion | 1억 7,500만 달러 | 핵융합용 고전압 반도체와 전력모듈 |
| Commonwealth Fusion Systems | 8,500만 달러 | 플라스마 가열, 제어, 방사선 내성 반도체 |
| Vertical Semiconductor | 7,300만 달러 | AI 랙용 수직형 GaN 전력반도체 |
| Sibelco | 5,600만 달러 | 반도체 제조용 초고순도 석영 |
전체 3억 8,900만 달러 기준. 반올림한 비중.
지원금의 약 67%가 핵융합 관련 기업 두 곳에 배정됐다. AI 데이터센터와 함께 미래 에너지 생산 기술에도 상당한 비중을 둔 것이다.
Helion은 별도로 민간투자 5,000만 달러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 지원과 민간자금을 합하면 최대 2억 2,500만 달러 규모다.
AI 데이터센터에서 전력반도체가 중요한 이유
AI 서버는 전기를 공급받는 것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전력망에서 들어온 전기를 GPU와 메모리가 요구하는 전압으로 여러 차례 변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력 일부는 열로 손실된다. 랙의 전력밀도가 높아질수록 손실 전력뿐 아니라 냉각과 공간 확보에 들어가는 비용도 중요해진다.
Vertical Semiconductor가 개발하는 수직형 GaN 반도체는 이 문제를 겨냥한다. GaN은 높은 스위칭 주파수와 전력밀도 구현에 유리한 소재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2.5MW급 AI 데이터센터 랙에 적용하는 기술 시연을 목표로 한다. 일반적인 제품 양산이나 고객 공급이 이미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를 들어 2.5MW의 전력을 변환하는 장치에서 효율이 97%에서 98%로 개선된다면, 동일한 출력전력을 기준으로 손실은 약 26.3kW 줄어든다. 연중 계속 가동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약 23만kWh의 전력 절감에 해당한다. 이는 기술의 경제성을 설명하기 위한 계산이며 Vertical 제품의 실측 성능은 아니다.
정부 지원금에 지분이 붙은 이유
이번 지원의 또 다른 특징은 미국 정부가 지원 대상 기업의 소수, 비지배, 무의결권 지분을 확보한다는 점이다.
Helion은 최종 계약이 체결될 경우 최근 Series G 우선주 평가를 기준으로 1억 7,500만 달러 상당의 의결권 없는 지분을 정부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기업들의 구체적인 지분율과 평가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연구개발 지원에 지분 확보 조건을 결합한 방식이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전체가 일률적으로 지분투자로 바뀌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번 프로그램의 조건과 이후 확대 여부를 구분해야 한다.
AI 반도체 투자에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추가되고 있다. '누가 더 빠르게 계산하는가'뿐 아니라 '누가 같은 전력으로 더 많은 계산을 처리하는가'다.
엔비디아(NVDA)는 여전히 AI 연산 생태계의 핵심 기업이다. 그러나 랙 단위 전력밀도가 높아지면 전력변환 반도체, 전원장치, 냉각시스템과 전력망 설비에도 새로운 수요가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GaN 기술의 성공을 특정 상장기업의 실적 증가로 곧바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 경쟁 소재인 실리콘카바이드(SiC), 기존 실리콘 소자와 비교해 실제 효율, 가격, 신뢰성, 생산수율이 검증돼야 한다.
핵융합도 마찬가지다. 전력반도체 개발은 핵융합 장치의 성능 개선에 기여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상업용 핵융합 발전의 경제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발표는 새로운 산업 수요가 어디서 형성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책 신호 로 읽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아직 확정된 매출이나 수익으로 평가할 단계는 아니다.
- 직접적인 GPU 구매 계약은 아니다. 전력 인프라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이다.
- 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이 개선된다면 AI 설비 확장의 제약을 줄이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 일부 고효율, 고전력밀도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모든 응용처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 높은 전압, 안정성, 가격과 신뢰성 요구에 따라 실리콘 및 SiC와 공존할 가능성이 있다.
- 핵융합과 AI 데이터센터는 전력변환, 전력제어 등 일부 기반 기술을 공유한다.
- 다만 핵융합 상용화가 곧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족을 해결한다는 뜻은 아니다.
- 특정 종목보다 전력반도체, 전원공급장치, 데이터센터 전력관리 기업의 실적과 수주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 기술 발표가 매출총이익률, 현금흐름, 고객 계약으로 연결되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체크 포인트
인사이트 타임스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