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의 다음 경쟁은 칩을 연결하는 기술에서 벌어진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베시의 지분을 약 9%에서 20%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투자의 핵심은 기업 지배력이 아니라 AI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는 새로운 연결 기술에 있다.

20초 핵심
왜 반도체 장비회사가 다른 장비회사의 지분을 살까?
미국의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10월 26일 오후 4시 30분(미국 동부시간), 네덜란드 BE Semiconductor Industries의 지분을 약 20%까지 확대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두 회사의 관계는 이미 깊다. 2020년부터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공동 개발했고, AMAT는 2025년 4월 베시 지분 9%를 처음 매입했다. 이번에는 지분을 약 11%포인트 추가 확보하는 계획이다.
AMAT는 20%를 넘는 추가 지분 확보나 베시 이사회 진입을 추진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완전 인수보다 핵심 기술 파트너와 장기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투자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반도체를 더 작게 만드는 것만으로 부족한 이유
그동안 반도체 성능 개선의 중심에는 미세공정이 있었다. 트랜지스터 크기를 줄이고 집적도를 높여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AI 연산에서는 칩 내부 계산 속도만큼 데이터 이동도 중요하다. GPU가 아무리 빠르게 계산하더라도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충분히 빠르게 공급하지 못하면 전체 성능이 제한된다.
그래서 첨단 패키징이 중요해졌다. 여러 개의 반도체 다이(Die)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결합하고, 연결 거리를 줄여 데이터 전송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여러 메모리 다이를 수직 적층해 높은 데이터 대역폭을 구현한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이러한 고밀도 칩 연결에 활용될 수 있는 기술 중 하나다. 다만 현재 모든 HBM이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생산되는 것은 아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어떻게 작동할까?
기존의 일부 칩 적층 방식은 미세한 금속 돌기인 범프(Bump)를 사용해 칩 사이 전기적 연결을 만든다.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은 이와 다르게 칩 표면의 절연막과 구리 접점을 직접 결합한다.
금속 범프를 통한 접속
절연막과 구리 접점 직접 접합
원리 설명을 위한 개념도. 실제 접점의 크기와 간격을 축척대로 표현한 것은 아니다.
공정은 정밀하다. 접합할 표면을 평탄하게 가공하고 세정한 다음, 구리 접점이 정확히 맞도록 위치를 정렬한다. 이후 절연막 표면을 결합하고 필요한 열처리를 통해 구리 접점의 결합을 완성한다.
이 방식은 접점 간격을 줄이고 배선 길이를 단축할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 연결 밀도와 데이터 전송 효율, 전력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
대신 표면의 미세한 입자, 평탄도 오차, 정렬 불량이 수율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장비의 정밀도와 공정 제어가 중요해진다.
AMAT와 베시는 무엇을 함께 개발하나?
두 회사의 협력은 이제 하이브리드 본딩 한 가지 기술에 머물지 않는다.
| 개발 영역 | 의미 |
|---|---|
| 하이브리드 본딩 | 칩 사이 고밀도 직접 연결 |
| 3D IC | 여러 칩을 수직으로 통합 |
| 로직-메모리 통합 | 연산 칩과 메모리 사이 연결 개선 |
| 열압착 본딩(TCB) | 열과 압력으로 접합하는 기존 기술의 고도화 |
| 차세대 패키징 | 다이를 웨이퍼, 다른 다이, 패널에 결합하는 새로운 제조 방식 |
AMAT는 증착, 연마, 세정, 검사 등 소재 공정에 강점이 있고, 베시는 칩의 정밀 배치와 접합 장비에 전문성이 있다.
이 두 역량이 결합하면 고객사는 개별 장비가 아니라 서로 최적화된 제조 공정을 도입할 수 있다. 기술 개발을 실제 양산으로 연결하는 것이 협력의 핵심이다.
반도체 장비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AI 반도체 기술 경쟁이 미세공정에서 패키징으로 완전히 이동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두 기술이 동시에 중요해지는 변화에 가깝다.
이는 AMAT처럼 기존 웨이퍼 제조장비에 강한 기업이 첨단 패키징에서도 사업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베시에는 하이브리드 본딩 채택 확대가 성장 기회다.
그러나 아직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다. 고객사의 차세대 칩 설계에 기술이 채택되더라도 실제 장비 발주, 수율 안정화, 양산 확대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미국 반독점 심사도 완료되지 않았다.
특히 반도체 장비 산업은 고객사의 설비투자 사이클에 민감하다. 장기 기술 전망이 좋아도 단기 수주와 실적은 흔들릴 수 있다.
이번 투자는 AI 반도체 산업에서 가치가 만들어지는 위치가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전에는 더 정밀한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장비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만들어진 칩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공정의 경제성도 중요해진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질문은 하이브리드 본딩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 것인가에 그치지 않는다. 어떤 기업의 장비가 실제 양산 공정에 채택되고, 반복적인 설비투자로 이어지며, 매출총이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가 를 확인해야 한다.
기술적 경쟁력과 주식의 투자 매력은 서로 다른 문제다.
- 그렇지는 않다. 비용, 수율, 연결 밀도 요구에 따라 열압착 본딩 등 여러 방식이 공존할 수 있다.
- 아니다. HBM의 적층 구조와 구체적 접합 기술은 구분해야 한다. 제품 세대와 제조사에 따라 채택 방식이 다를 수 있다.
- 이번 발표만으로 경영권 확보를 의미하지 않는다. AMAT는 이사회 의석을 요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 결국 AI 반도체의 성능 개선은 칩 내부의 트랜지스터뿐 아니라 칩과 칩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앞으로 장비기업을 평가할 때는 얼마나 미세하게 만드는가와 함께 얼마나 정확하게 연결하는가 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체크 포인트
인사이트 타임스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