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나우를 45일 만에 교체했다 - AI가 SaaS의 해자를 허무는 방법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가장 강력한 방어벽은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AI 스타트업 Serval이 그 벽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이제 투자자는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지가 아니라, 고객의 일을 얼마나 확실하게 끝내주는지를 물어야 한다.

20초 핵심
1. 정말 45일 만에 바꿀 수 있다면?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한번 설치하면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 직원 계정과 권한, 업무 승인 절차, 각종 기록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바꾸려면 비용도 들고, 조직 전체가 적응해야 한다.
이처럼 고객이 다른 제품으로 옮기기 어려운 구조를 ‘전환비용’이라고 한다. ServiceNow 같은 기업용 소프트웨어가 가진 중요한 경쟁우위다.
그런데 전기차 제조사 Lucid Motors가 기존 ServiceNow 시스템을 Serval로 45일 만에 교체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Serval 최고경영자 제이크 스타우치가 로이터에 밝힌 고객 사례다.
이 사례 하나로 모든 대기업의 전환이 쉬워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과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불가능하게 여겼던 교체가 실제 구매 선택지에 오를 수 있다는 신호다.
2. 왜 투자자들은 Serval에 30억 달러의 가치를 매겼나
10월 29일 Serval은 세쿼이아캐피털이 주도한 투자에서 1억 5,000만 달러를 조달했다고 발표했다. 비상장 투자유치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30억 달러. 2025년 12월과 비교하면 3배다.
1억 5,000만 달러
30억 달러
기업가치 변화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챗봇 하나를 더 잘 만드는 능력만이 아니다. Serval은 IT 문의 처리, 직원 계정 권한 관리, 소프트웨어 자산관리처럼 기업 내부에서 반복되는 일을 AI 에이전트로 자동화한다.
그리고 전략이 공격적이다. 기존 시스템에 AI 기능을 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ServiceNow 같은 업무 플랫폼 자체를 교체하겠다는 것이다.
3. 소프트웨어 경쟁의 질문이 바뀐다
기존 SaaS 기업은 고객에게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며 제품을 확장해 왔다. 기능이 많아질수록 기업은 해당 시스템에 더 깊이 의존했다.
AI 에이전트는 다른 질문을 던진다. 직원이 ‘새로 입사한 동료에게 필요한 계정 권한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화면을 몇 번 눌러야 하는지가 아니라 승인과 권한 부여까지 업무가 끝나는지를 보자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기능이 있나
업무 화면, 관리 기능, 기존 시스템과의 연결, 오랜 계약 관계
업무를 얼마나 잘 끝내나
문의 해결, 권한 처리, 승인 자동화, 실제 직원의 시간 절약
그렇다고 업무 기록과 고객 데이터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AI가 일을 처리하려면 누가 무엇을 승인할 수 있는지, 어떤 절차를 따라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 정보는 기존 기업이 오랫동안 축적한 자산이다.
결국 승부는 AI 기능의 유무가 아니라 기존 업무 데이터와 절차를 활용해 얼마나 안전하고 빠르게 결과를 만드는가에 달릴 수 있다.
5. 해자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동할 수 있다
Lucid Motors의 45일 사례는 투자자에게 불편하지만 유익한 질문을 던진다. 기존 소프트웨어의 전환비용이 영원한 방어벽일까?
우리의 판단은 조금 다르다. AI가 SaaS를 모두 무너뜨린다기보다,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경쟁우위를 재평가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는 오래 사용한 시스템을 교체하기 어렵다는 점이 강점이었다. 앞으로는 그 시스템 안에 쌓인 데이터와 승인 절차를 활용해 고객의 일을 더 잘 마무리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신생 기업은 오래된 업무 방식의 불편함을 공략한다. 기존 기업은 이미 확보한 고객 관계와 핵심 데이터를 활용해 대응한다. 양쪽 모두에 기회가 있다.
투자자가 판단해야 할 것은 ‘누가 AI를 갖고 있나’가 아니다. ‘누가 고객의 업무와 비용 구조를 실제로 바꾸고 있나’다.
6. 앞으로 확인할 신호
- 플랫폼 교체 사례 - Serval 같은 신생 기업의 교체 사례가 다른 대기업으로 확산되는가.
- 실제 업무 처리 성과 - 문의 해결과 계정 권한 처리가 사람의 개입을 얼마나 줄이는가.
- 고객 유지와 계약 갱신 - 기존 SaaS 기업 고객이 AI 기능을 이유로 계약을 이어가는가, 경쟁사로 이동하는가.
- AI 수익화와 비용 절감 - AI 기능 판매가 늘어나는 동시에 고객이 체감하는 운영비 절감이 나타나는가.
주가가 먼저 움직이더라도, 이 지표들이 달라지지 않으면 기업의 경쟁력에 대한 결론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
- 아니다. 한 고객의 전환 사례와 시장 전체의 변화는 다르다.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는지, 기존 고객이 계약을 유지하는지가 중요하다.
- 오히려 중요한 자산으로 남을 수 있다. 권한과 승인 절차를 정확히 이해해야 안전하게 업무를 완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럴 수 있다. 기존 고객의 업무 환경에 깊숙이 들어가 있다는 점은 AI 기능을 실제 업무로 연결할 때 강점이 될 수 있다.
- 고객 유지율과 계약 갱신, AI 관련 매출의 확대, 고객이 얻는 생산성 개선을 함께 살펴보는 편이 유용하다. 단순한 AI 제품 발표 건수보다 실제 사용 성과가 중요하다.
체크 포인트
인사이트 타임스 편집부





































